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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교육이 완전학습을 가능하게 할까요?

'수업 준비할 시간조차 모자란' 공교육 현실 속 완전학습, AI의 힘을 빌리면 가능할까요?

벤저민 블룸(Benjamin S. Bloom)의 2 Sigma Problem
벤저민 블룸(Benjamin S. Bloom)의 2 Sigma Problem

교실 안 모두가 잘 배울 수 있다는 오래된 꿈

교육심리학자 벤저민 블룸(Benjamin S. Bloom)은 2 Sigma Problem*을 통해 전통적인 교실에서의 교육 방식과 일대일 지도 사이의 학습 결과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이 문제는 개별 지도 방식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공교육에서, 즉 모든 학생에게 이를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2 Sigma Problem: 1:1 튜터링을 받는 학생들이 일반 교실 학생들보다 현저히 높은 성적을 얻는다는 연구 결과. 2 Sigma는 통계 용어로, 개별 지도를 받는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그룹 교육을 받는 학생들보다 표준편차가 2배 더 높은 성적을 받음을 의미함.

그 현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장의 많은 선생님들은 '수업 준비할 시간조차 모자란다'고 종종 이야기합니다. 개별 맞춤 학습이나 완전학습(95%의 학생이 90% 이상의 학습 성취를 완료함)은 이론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입니다.

학교에서도, 이상적인 정규분포에 가까운 건 늘 옆 반입니다. ⓒ한혜림 선생님(인천남촌초)

AI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지다

코로나19 이후, 교육 분야는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없는 고속열차를 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에듀테크 도구들이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도 에듀테크 활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라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AI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어쩌면, 꿈꿔온 미래 교육을 현재로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AI는 교사들이 개별 학생의 학습 과정을 밀착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AI 기반 코스웨어란?)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는 블룸이 말한 개별 지도의 효과를 디지털 환경에서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LMS를 통해서 선생님은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누구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누가 더 특별한 도전을 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즉 교사의 직관과 전문성을 기술이 보완할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발전은 이러한 환경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더욱 포용적인 교육을 위해

개별 맞춤 학습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교수자의 효율성 증대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교육의 공정성과 평등에도 연결됩니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learning path) 지원하고,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한국인 거주자 중 외국인 비중이 '다인종/다문화 국가' 기준인 5%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은 더 이상 언어 장벽에 부딪히지 않고 동등한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전혀 못했지만, AI 수학 학습으로 학습 개선을 보인 두 다문화 가정의 학생 (자세히 보기)
AI 기반 LMS에 있는 생성형 AI를 통해 학급 공지사항을 번역할 수 있다.

AI를 통한 완전학습은 단순한 기술 도입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를 수용하고, 교육 커리큘럼과 평가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지식을 탐색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멘토로 확장될 것입니다. 학생들은 AI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들이 쌓이면 우리는 블룸의 꿈이자 많은 선생님의 희망이기도 한, 모든 학생이 잘 배울 수 있는 교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